공간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벽 마감재

Boram Yang Boram Yang
homify Walls
Loading admin actions …

인테리어를 디자인할 때, 공간 구획 이후 가장 먼저 고려하게 되는 것이 마감재이다. 마감재가 들어가는 위치는 크게 천장, 벽면, 바닥으로 나눌 수 있고, 계단이나 주방의 스플래시백에 별도의 마감재가 사용되기도 한다. 마감재는 하나의 큰 면으로써 공간에서 많은 면적을 차지하기 때문에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마감재만 잘 선택해도 효과적인 스타일링을 할 수 있다. 특히, 벽은 수직면으로 사람의 시선이 빈번하게 닿기 때문에 더욱 디자인 요소가 많이 들어간다. 

벽을 마감하는 가장 전통적인 방식 페인트와 벽지이다. 상대적으로 서양에서는 페인트칠하는 경우가 많고, 우리나라에서는 벽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벽지는 지속적인 진화의 과정을 거쳐, 옥수수 원료를 사용한 순 식물성 벽지에서 하나의 그림으로 벽면을 채우는 뮤럴 벽지까지 소재와 디자인에서 폭넓은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 페인트는 최근 셀프 인테리어가 각광받으며 많이 사용되고 있다. 미묘한 차이를 가진 수많은 색이 조색될 뿐 아니라 용도에 따른 전용 페인트의 세분화로 완성도 높은 스타일링을 가능하게 한다. 나무, 콘크리트는 과거 외장재로써 많이 사용되었었지만, 인테리어 트렌드의 변화에 맞물려 지향점이 변화해왔다. 이제는 천장재, 바닥재, 벽 마감재와 계단재까지 내장재로써도 주목받는 소재가 되었다. 더 이상 트렌드가 아니라 생활 일부로 자리 잡게 된 에코 디자인과 웰빙 경향 아래 자연스러운 색감과 질감이 한동안 유행했지만, 더욱 감각적인 표현을 위한 가공 소재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지금부터 최근의 벽 마감재 경향과 각 소재의 특성에 대해 알아보자.

페인트

페인트는 색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이 큰 장점이며, 동시에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할 관건이기도 하다. 작은 샘플로 봤을 때의 느낌과 넓은 공간에 직접 발랐을 때의 느낌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색이 어떻게 보이는가는 빛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기존 조명의 색온도를 확인하고, 조명을 유지할 것인지, 페인트 색에 맞추어 조명도 바꿀 것인지 조명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회색의 종류에는 무채색도 있지만, 노란기가 가미된 따뜻한 회색, 푸른기가 가미된 차가운 회색 등 다양한 톤이 존재한다. 예를들어 차갑고 이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면 푸른기가 도는 한색 계열의 회색에 4000K 이상의 뉴트럴 화이트 조명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페인트는 벽지와 달리 아래 벽의 요철과 질감을 숨길 수 없으므로, 기존의 벽을 균일하게 처리하는 사포질 등의 밑 작업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한다.

사진은 독일의 업체 VANHENRY INTERIORS & COLOURS의 제품으로 다양한 컬러가 가미된 섬세한 회색 컬러군을 제안한다. 저채도의 세련된 색으로 넓은 공간에도 부담 없이 적용할 수 있으며, 모던하고 도시적인 스타일링을 할 수 있다. 

벽지

벽지는 다양한 색뿐 아니라 기하학 패턴에서 일러스트, 사진까지 다양한 요소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전형적인 마감재이지만, 벽지에 담을 수 있는 디자인은 무궁무진하다. 벽지는 소재에 따라 100% 종이로 제작되는 합지 벽지, 표면에 비닐 막(PVC)을 코팅 가공한 실크 벽지, 광물이나 식물에서 추출해서 만든 천연 벽지 등의 종류와, 모, 마, 면, 인견, 견 등을 벽지표면에 혼합하여 만든 지사 벽지, 석재의 질감을 살린 질석 벽지, 코르크 소재를 이용한 코르크 벽지 등을 통틀어 지칭하는 특수 벽지로 분류할 수 있다. 최근 공간 전체에 디자인을 넣기보다는 부분을 강조하는 포인트 벽지가 사랑받으면서, 뮤럴 벽지의 수요가 높아졌다. '벽화'라는 의미의 뮤럴 벽지는 반복되는 패턴이 아닌 일러스트, 스케치, 페인팅, 사진 등 하나의 이미지로 벽면을 채운다. 벽돌이나 나무의 질감을 그대로 재현하는 제품들도 많이 나오고 있어, 소재의 직접적인 시공이 어려운 경우 뮤럴 벽지로 대신할 수 있다.   

사진은 폴란드의 WZORYWIDZE.PL 제품으로 섬세한 스케치가 돋보인다. 자연스러운 선들과 명암으로 표현한 풍경 아래 수채화의 투명하고 맑은 색감을 바탕으로 깔아 생기를 더해주었다. 하단의 에메랄드 그린에서 연한 하늘색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색감은 실제 하늘과 물을 연상하게 한다. 모던한 디자인의 의자 위에 화려한 식물 문양의 커버를 매치하고, 테이블 위에는 고전적인 소품을 장식하여 모던 클래식 다이닝 룸을 연출했다. 

나무

이제 나무는 가구와 외장재뿐 아니라 내벽 마감재로도 자주 사용되는 소재가 되었다. 몇 해 전 크게 유행했던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에서 시작하여 자연주의를 추구하는 경향을 지나 현재까지도 자연스러운 색감의 나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나무가 지닌 고유의 색이 난색 계열이라서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좋다. 러스틱 스타일, 컨트리 스타일의 인테리어에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한편, 우리나라는 여름에는 고온다습하고, 겨울에는 건조하여 나무 소재를 사용하기에 까다로운 기후 조건을 갖고 있다. 원목은 직사광선에 취약하므로 원목 내장재를 사용하는 벽면과 창과의 위치 관계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며, 햇빛에 노출되는 위치라면 변색과 변형을 방지하기 위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내벽 마감재로 흔히 사용되는 나무에는 편백, 오크, 화이트 오크, 체리 등이 주로 사용되는데 이외에도 수많은 종류가 존재하며, 종류에 따라 내구성, 고유의 색감과 무늬가 천차만별이니 잘 알아보고 선택하도록 하자.

나무는 흔히 러스틱한 질감과 전원적인 분위기 연출에 효과적으로 활용되지만, 꼭 특정 스타일에 국한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사진의 거실은 짙은 색감의 나무 패널로 모던하게 스타일링 하였다. 나무의 무늬는 살리고, 질감은 드러나지 않도록 무광 처리하여 깔끔한 외관으로 마무리했다. 패브릭 제품들도 채도가 낮은 중간톤 컬러들을 사용하여 차분한 분위기에 잘 어우러진다. 

벽돌

벽돌도 전통적인 건축 자재 중 한 가지로 외장재로 사용될 때와는 달리, 벽 마감재로 사용될 경우 공간 전체보다는 한쪽 벽면에 포인트도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벽돌은 종류와 연출 방법에 따라 폭넓은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컨트리, 빈티지, 모던, 인더스트리얼까지 소화할 수 있는 팔방미인이다. 전형적인 붉은 벽돌 외에도 흰색, 모노톤 계열의 벽돌이 많이 사용되며, 별도로 원하는 색이 있으면 벽돌 위에 페인트칠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벽돌의 질감을 살리면서 다양한 색을 넣어 감각적인 연출을 할 수 있다. 줄눈을 디자인에 활용할 수도 있다. 줄눈은 돌, 벽돌, 타일 등을 쌓을 때 접합부에 생기는 틈을 의미한다. 단색의 벽돌을 사용한다면 줄눈에 포인트 컬러를 넣어 패턴으로 만들면 특별한 가구나 소품 없이도 인상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사진은 영국의 시공 업체 MDSX CONTRACTORS의 프로젝트로 나머지 벽면은 백색으로 유지하고, 한쪽 벽면에만 벽돌을 쌓은 만으로도 지배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붉은 계열인 벽돌의 색과 나무 바닥재의 색, 나무 가구의 색들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빨간색의 러그와 소파가 포인트가 되어준다. 

콘크리트

모던한 건축물이나 상업공간 인테리어에 많이 사용되던 콘크리트가 집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노출 콘크리트는 별도 마감재를 시공하지 않고 콘크리트의 물성을 그대로 드러나게 하는 마감으로 일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Ando Tadao)'가 이 노출 콘크리트를 주된 소재로 사용하여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노출 콘크리트는 시공이 까다로운데, 노출 콘크리트 판넬을 사용하면 건식으로 어렵지 않게 설치할 수 있으며 비용도 더 적게 든다. 모던 스타일,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을 잘 살릴 수 있는 마감이다. 

사진의 주택은 노출 콘크리트로 모던한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공간의 중심을 잡아주는 계단은 콘크리트 측판에 얇은 디딤판을 꽂는 간결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디딤판이 상당히 얇고, 난간이 한쪽에만 설치되어 있지만, 콘크리트의 무게감 있는 느낌 덕분에 안정적으로 보인다.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은 뉴트럴 화이트 조명으로 공간의 중성적인 느낌을 잘 살렸다. 

유리

유리는 건축 외벽에는 많이 사용되었지만, 내벽 마감재로써는 그리 많이 사용되지 않는 소재였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는 천연 소재와 대비되는 정제된 매력으로 점차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바탕에 다양한 색상을 깔아 타일 형태 제품으로 많이 나온다. 유리는 습기, 물기에 강하고 관리가 용이하므로 욕실이나 주방에 많이 사용되고, 문이나 파티션에 장식용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또는 아예 벽체 대신 유리 패널로 벽을 세우기도 한다. 반투명 유리를 사용하면 시선은 막으면서 빛을 투과시켜 자연광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거울은 상업 공간, 특히 좁은 공간에 많이 활용된다. 벽 전면에 거울을 사용하면 공간을 반사해 2배로 넓어 보이게 하는 시각적 효과를 낼 수 있다. 혹은 사진의 예시처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거울 가장자리의 손상된 부분을 그대로 살려 앤틱 무드를 살렸다. 중앙의 벽난로를 중심으로 대칭된 디자인으로 안정감 있어 보이며, 섬세한 문양의 도자기와 카펫이 우아하게 보인다.   

3D 아트월

3D 벽지, 3D 데코 패널이라고도 불리는 3D 아트월은 무늬를 양각으로 입체감 있게 표현한 벽지이다. 특별하게 색을 사용하지 않아도 다채로운 표현이 가능하다. 어떤 방향에서 빛이 오는지에 따라 다른 장면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추상적인 형태의 3D 아트월은 그 자체로는 튀지 않으면서도 공간을 밀도 있게 채워주므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으며 다양한 스타일에 어울릴 수 있다. 사탕수수, 대나무 등에서 얻은 식물성 섬유가 주성분 재질이 된다. 

기존의 3D 패널 제품은 도트나 물결 무늬등의 추상적인 패턴이 주축을 이뤘지만, 이제는 벽지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디자인이 시도되고 있다. 사진은 독일의 디자인 업체 ARTIL의 제품으로 섬세한 코끼리 모양의 패턴으로 벽면을 가득 채운다. 다운라이트로 빛을 위에서 떨어뜨려 코끼리의 양감이 잘 살아난다. 아이방에도 잘 어울릴 만한 디자인이다.

다양한 소재의 제품화

최근 차가운 질감을 이유로 사용되지 않았던 금속, 내구성과 관리의 어려움을 이유로 사용되지 않았던 패브릭이 제품화되어 나오면서 다양한 인테리어의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석재나 목재와 같은 천연 재료와 반대되는 특성을 가진 금속 소재는 오히려 그 인공성을 무기로 질감이 돋보이도록 가공 처리하거나 패턴을 이루도록 요철을 넣는 등 정제된 디자인으로 나타난다. 패브릭은 항상 피부에 닿아있는 소재로 익숙함을 주며, 풍부함을 표현하기 좋은 소재로 형태를 잡아 고정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보완해 패널 형태로 나오고 있다. 타일이나 패널 형태의 마감재는 시공이 어렵지 않으므로 셀프 인테리어로 시도하기 부담이 적다.

사진은 이탈리아의 디자인 업체 LAPÈLLE DESIGN의 제품으로 고급스러운 질감의 가죽으로 내벽용 패널을 제작했다. 5가지 크기의 사각형으로 구성되어 있어 단조롭지 않게 구성할 수 있다. 모노톤의 구성 가운데, 금빛 조각이 섞여 있어 포인트를 줄 수 있다. 

지금까지 다양한 벽 마감재에 대해 알아보았다. 하지만 역시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소재는 벽지이다. 좀 더 다양한 디자인의 벽지를 만나보고 싶다면 이곳을 클릭하자.

 

Need help with your home project?
Get in touch!

Highlights from our maga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