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생태 정원 만들기

Eunyoung Kim Eunyoung Kim
Garden with Oval Lawns, Fenton Roberts Garden Design Fenton Roberts Garden Design Rustic style garden
Loading admin actions …

인간은 흙에서 태어나 흙에서 살다가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하지만 동시대를 사는 도시인 중 매일 흙을 보고, 만지고, 밟으며 생활하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생태 정원이란 생태계와 정원의 합성어로 최대한 자연 생태에 가깝게 조성된 정원을 의미한다. 생태 정원은 자연 그대로의 생태에 가까우므로 단순히 보고 즐기는 데서 더 나아가 여러 생물의 서식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다. 비록 시작은 인공적이지만,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흙과 어울려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생태 정원이 자연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을 가장 잘 충족시켜 줄 대안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생태 정원은 식물과 동물 등 여러 생물이 자연 상태로 자라는 모습을 직접 목격할 수 있어 아이들의 교육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오늘은 이런 친환경 생태 정원을 만드는 법에 대해 알아보자.

무농약 무공해 정원

생태 정원의 첫 번째 조건은 무농약 무공해 정원이어야 한다. 화학 약품에 물들지 않은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심으면 그 식물을 먹이로 하는 벌레와 곤충들이 모여들고, 그 곤충들을 먹이로 하는 새들이 모여들며, 또한 양서류와 수서생물 포유류도 유인할 수 있다. 이런 생태 정원은 도시화를 위해 그들의 서식공간을 빼앗아버린 인간이 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배상이자 사과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화학 비료대신 지피 식물을 심으면 장식 효과와 더불어 잡초를 방지할 수 있다. 지피 식물은 땅을 덮는 식물로 대부분 키가 작고 군락을 이루는 식물을 말하며, 주로 나무 근처나 화단, 연못 주변, 정원석 사이 등에 심는 것이 좋다. 또한, 지렁이나 두꺼비, 무당벌레, 새 등도 해충을 잡아먹고 토양에 양분을 공급해 자연스레 병충해를 막아준다. 지렁이는 땅속으로 깊게는 4m까지 굴을 파기 때문에 흙에 공기가 잘 통하게 하고, 위쪽으로 여러 가지 무기물을 운반하며, 물이 더 잘 빠지게 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흙 속에 배설물을 남기는데, 그 배설물에는 질소, 인 및 칼륨이 주변의 흙보다 다섯 배나 더 많이 들어있다고 한다. 그리고 두꺼비 한 마리는 석 달 동안 많게는 1만 마리나 되는 해충을 먹어 치울 수 있으며, 무당벌레는 제일 좋아하는 먹이가 진딧물이라고 한다.

생울타리 만들기

울타리를 만들 때도 인공적인 재료가 아닌, 흙, 돌 혹은 작은 나무들을 경계를 따라 심어서 자연스럽게 천연 울타리를 조성하도록 만들면, 새들이나 곤충들이 울타리 사이에도 서식하며 생울타리는 그 자체가 조경의 일부가 되며 벽돌이나 주물 등으로 만드는 것보다 설치비용도 저렴하고 설치 후 추가 비용도 거의 들지 않아 경제적이며 철거 시에도 오염 물질이나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아 매우 환경친화적이다. 생울타리로 적합한 나무 종류로는 화살나무, 쥐똥나무, 둥근 측백, 뚝향나무, 회양목, 사철나무, 피라칸다, 호랑 가시, 차나무, 구골나무 등이 있다.

인공연못 만들기

각종 생물이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조그마한 생태 인공 연못을 만들어 수생 식물을 심으면 운치도 있고 다양한 수서생물도 유인할 수 있다. 생태 인공연못이란 인공적으로 만든 연못이지만 분수와 조명 등으로 조형미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연못과 달리 생물학적 여과에 의하여 생물이 살아 숨 쉬는 연못을 말한다. 물이 정체되면 자정 능력이 없어서 녹조가 잘 발생하고 수질 오염이 빨리 진행된다. 그러나 생태 연못은 수질 정화 능력이 있는 수생식물과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심어 곤충, 양서류, 어류 등, 많은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자연적으로 오염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향토 식물 심기

향토 수종을 심으면 기후와 풍토에 강해 관리도 쉽고 동물들의 유인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관상가치가 높은 식물과 함께 새들이 좋아하는 열매 식물을 많이 심는 것이 좋겠다. 향토 식물로는 산수유, 동백, 모란, 소나무, 잣나무, 쥐똥나무, 향나무, 오미자, 복분자, 오리나무, 참빗살나무, 떡갈나무, 버드나무 등이 있다. 향토 식물을 심으면, 따로 관리하지 않아도 자기들끼리 생태계를 이뤄 건강하게 잘 자라는 장점이 있다. 또한, 오미자, 복분자, 헛개나무 열매 등은 약재로서의 효능도 있다고 하니 향토 식물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수종을 골라 심어보자.

퇴비 상자 마련

생태 정원은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퇴비를 만들어 사용하면 좋은데, 퇴비는 쌀겨, 짚, 잡초, 낙엽 등의 재료를 퇴적하여 만든 천연비료를 말한다. 퇴비는 작물이 자랄수록 점점 부족해지는 흙 속의 양분을 보충해주고 뿌리를 잘 내리게 해주며 수분 유지를 잘 되게 해 가뭄에도 작물이 잘 견디게 도움을 준다. 또한, 퇴비에 들어있는 여러 미생물은 토양을 산성화시키는 걸 억제해주고 작물이 안정되게 잘 자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준다. 퇴비 상자를 따로 마련해 두고 낙엽이나 짚 등을 모아 저장하고 톱밥을 섞은 가축의 배설물이나 음식물 찌꺼기 등을 첨가하면 자연 발효되고 썩어서 퇴비가 된다.

채소 기르기

친환경 생태 정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일부를 유기농 채소를 위한 텃밭으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텃밭은 무공해 작물을 자급자족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텃밭 조성 후 평생 밭갈이를 하지 않고도 작물을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구마, 당근, 토마토, 깻잎, 상추, 고추 등 원하는 채소를 심어 자라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것도 아이들에게 산교육도 되고,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이 자신이 직접 키운 작물에 대한 애착으로 채소를 좋아하게 될 수도 있어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시도해 볼 만한 일이다. 모양도 다양하고 빛깔도 울긋불긋한 채소로 가꾼 정원은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신선한 먹을거리도 제공해주므로 화훼정원보다 효용가치는 몇 배나 크다고 할 수 있다.

허브 작물 기르기

허브는 일반 화훼에 비해 꽃이나 전체적인 생김새가 대체로 예쁘지 못하다. 그러나 이 식물의 매력은 향기를 지녔다는 데 있다. 허브는 보통 잎이나 줄기를 문지르면 향기가 퍼지고, 입에 물었을 때 향긋한 맛을 전하기도 한다. 서양에서는 중세의 수도원에서 약용식물과 과수류를 혼식해 가꾸던 때부터 허브 정원이 유래한다. 허브의 종류에 따라 향과 맛, 용도가 달라진다. 라벤더, 로즈마리, 캐모마일, 페퍼민트 등은 말린 허브를 욕조에 넣어 목욕재로 활용하거나, 감기 예방 등을 위해 차로 우려 마실 수도 있고,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을 위해 아로마 테라피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바질, 오레가노, 라벤더, 타임 등은 샐러드와 향신료 등으로 서양 요리에 많이 사용된다.
녹지를 없애고, 도시화를 진행하면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면 결국 인간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오는 법이다. 바꿔 말하면, 화학 비료의 사용을 자제하고 친환경 생태 정원을 만들면, 다른 생물들뿐만 아니라 결국은 인간 자신에게 그 모든 혜택이 돌아오게 되어있다. 더 많은 정원에 대한 아이디어는 여기를 통해 알아보자.

Need help with your home project?
Get in touch!

Highlights from our magazine